스마트카의 두뇌 ‘소프트웨어’,커넥티비티와 오픈소스에 거는 기대

2016.02.03 10:04: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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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인포테인먼트 시스템(In-Vihicle Infotainment, IVI)는 소프트웨어 업계의 차세대 격전지다. 스마트폰 이후 가장 사람들이 많이 사용하게 될 화면이 바로 IVI 시스템이 될 전망이기 때문이다.

특히 어떤 운영체제가 자동차 IVI 시스템의 주류가 될 것인지가 가장 큰 관심사다. PC나 스마트폰 시대를 보면, 운영체제 지배자가 시대의 지배자가 될 가능성이 높다. 현대기아자동차는 ‘올 뉴 쏘울’에 최초로 안드로이드 운영체제 기반의 자동차 인포테인먼트 시스템(IVI)을 탑재했다. 현대차가 ‘블루링크’, 기아차가 ‘유보’라는 이름으로 제공하는 IVI 시스템은 지금까지 마이크로소프트 윈도 기반으로 개발됐었다.

하지만 현대기아차는 ‘올 뉴 쏘울’을 기점으로 향후 출시되는 모든 차량에 안드로이드 OS IVI 시스템을 적용할 예정이다. 이는 전 세계 완성차업체로는 최초의 파격적인 결정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는 ‘안드로이드 오토’의 적극적인 도입에도 영향을 끼쳤다.

현대기아차가 안드로이드를 선택한 것은 개발자 및 애플리케이션의 생태계가 넓고, 오픈소스 기반의 운영체제이기 때문이다. 이처럼 오픈소스는 자동차 IVI 업계의 대세로 떠올랐다. 구글은 현대자동차와 아우디, 제너럴모터스(GM), 혼다 등 글로벌 완성차 업체 및 그래픽 업체인 엔비디아와 함께 ‘열린자동차연합(Open Automotive Alliance, OAA)’을 구성했다.

오픈소스 운영체제의 대명사인 리눅스도 자동차로 활동 범위를 넓혀나가고 있다. 지난 2006년 오픈소스 기반의 IVI 플랫폼을 개발하기 위한 연합체로 제니비(GENIVI)가 결성됐다. 제니비의 시작은 BMW다. BMW는 여러 운영체제개발 업체들과 함께 차세대 IVI시스템의 소프트웨어 플랫폼의 개발을 제안했다. 이에 윈드리버, 인텔과 같은 소프트웨어 개발업체와 GM, 푸조와 같은 자동차메이커가 연합을 구성해 공동으로 개발을 시작하게 되었다.

▲2006년 오픈소스 기반의 IVI 플랫폼을 개발하기 위한 연합체로 제니비(GENIVI)가 결성됐다.

제니비는 2008년 노키아와 인텔이 주도하는 오픈소스 기반의 운영체제 ‘미고(Meego)’를 미래형 IVI 시스템의 운영체제로 선택했다. 리눅스를 모바일 환경에 맞게 변형시킨 운영체제인 ‘미고’를 다시 자동차에 맞게 수정해 사용하겠다는 계획이다. 리눅스재단은 오픈소스 기반의 ‘오토모티브 그레이드 리눅스 워크그룹(Automotive Grade Linux Workgroup, AGL)을 세우기도 했다. AGL은 타이젠 프로젝트를 기반으로 빠른 부팅, 안정성 등의 뼈대를 갖추고 이 플랫폼 안에서 활용할 수 있는 여러 가지 자동차 관련 애플리케이션들을 오픈소스로 운영할 계획이다.

물론 자동차 업계가 오픈소스만 IVI 시스템에 채택하는 것은 아니다. 포드자동차는 차세대 ‘싱크(Sync)’ 시스템의 기반 소프트웨어 공급업체로 블랙베리 산하 자동차 IT솔루션 업체인 ‘QNX’를 선정했다. 포드는 이전까지 MS와 함께 싱크를 개발해왔지만, 잦은 에러 및 라이선스 비용 문제로 교체를 결정했다. 포드자동차는 블랙베리 QNX 솔루션이 MS의 라이선스 비용보다 저렴한데다 차세대 ‘싱크’ 시스템의 속도와 유연성을 향상시켜 줄 것으로 보고 QNX를 선정했다고 설명했다.

QNX는 실시간 운영체제(RTOS) 계열의 임베디드 전용 운영체제다. QNX는 애플의 자동차-스마트폰 연결(Conne ctivity) 기술인 ‘카플레이’에도 도입돼 주목을 끌기도 했다.

스마트폰 커넥티비티 시대의 주인공은 누구?
대부분의 애플 아이폰 사용자들은 최신 버전의 애플 운영체제(iOS)를 사용한다. 구형 아이폰 사용자들도 최신 버전의 iOS가 출시되면 인터넷을 통해 손쉽게 업그레이드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안드로이드 역시 제조사의 의지에 따라 언제든 최신 버전의 운영체제로 업그레이드 할 수 있다.

그렇다면 자동차 운영체제는 어떨까. 스마트폰처럼 언제나 최신 운영체제로 자동차 인포테인먼트 시스템(IVI)을 유지할 수 있을까. 정답은 노(NO)다. 스마트폰의 편리한 업그레이드 체계를 자동차에는 적용할 수 없다. 자동차는 생명에 직결되는 디바이스이기 때문에 100% 검증되지 않은 상태에서 함부로 업그레이드 할 수 없기 때문이다. 스마트폰의 경우 업그레이드 이후 문제가 발생한다고 해도 다시 이전 버전으로 되돌리면 그만이지만, 자동차의 경우 대형 사고로 이어질 수도 있다.이 때문에 자동차용 소프트웨어 개발의 생명주기는 무척 길다. 최소 2~3년 동안 각종 안전 테스트를 거쳐야 한다.

또 스마트폰의 경우 약 2~3년 정도면 폐기되지만, 자동차는 최소 10년 이상 이용할 수 있도록 개발돼야 한다. 최근 자동차 업체들은 자동차 IVI 시스템을 독자적으로 개발해 서비스 하는 방식에 회의감을 드러내고 있다. 스마트폰을 통해 최신 운영체제와 애플리케이션에 익숙한 사용자들이 3~4년 전의 운영체제 기반의 IVI 시스템에 만족할 리 없기 때문이다. 이런 IVI 시스템은 사용자 만족도를 높이기는 커녕 오히려 역효과를 일으킬 수도 있다.

이 때문에 스마트폰을 자동차의 두뇌로 활용하는 접근법을택하는 자동차 업체들이 늘고 있다. 스마트폰과 자동차를 연결해 자동차의 화면으로 스마트폰을 조작할 수 있도록 하는 방식이다. 일명 ‘미러링(mirroring)’이라고 부른다. 스마트폰은 화면이 작기 때문에 운전자가 조작하는 것은 위험하다.

미러링 기술을 통해 자동차와 스마트폰을 연결해 차내의 큰 스크린을 통해 스마트폰을 조작할 수 있다. 각종 연산 및 애플리케이션 구동은 스마트폰에서 진행되지만, 자동차의 스크린을 통해 화면을 볼 수 있다. 이렇게 하면 자동차에서 스마트폰의 최신 운영체제와 애플리케이션을 활용할 수 있다.

또 자동차 업체들은 내비게이션과 같은 필수 애플리케이션도 직접 개발할 필요도 없다. 사용자들은 스마트폰의 T맵이나 올레내비, 김기사 등을 이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 글로벌 소프트웨어 업체들은 미러링이 앞으로 대세가 될 것으로 보고 이 시장에 앞다퉈 뛰어들고 있다.

애플은 이미 스마트폰의 콘텐츠를 자동차 IVI 시스템을 통해 즐길 수 있는 기술인 ‘카플레이’를 선보였다. 스마트폰의 음악을 자동차에서 듣거나 스마트폰 내비게이션을 통해 길안내를 받을 수 있다. 음성으로 전화를 걸거나 문자메시지를 보낼 수도 있다. 페라리, 혼다, 현대자동차, 메르세데스벤츠, 볼보 등은 카플레이를 지원하는 차량을 출시했으며 BMW그룹, 쉐보레, 포드, 재규어, 기아, 랜드로버, 미쓰비시, 닛산, 오펠, 푸조시트로엥, 스바루, 스즈키, 도요타 등도 카플레이 컨소시엄에 합류했다.

▲구글은 안드로이드를 통해 자동차 시장에서의 영향력을 높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핵심은 결국 킬러 애플리케이션이다.


앞서 말한 것처럼 구글은 아우디, GM, 혼다, 현대 등 주요 자동차 업체들과 OAA를 결성했다. OAA는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을 자동차에서 이용할 수 있도록 방안을 마련할 예정이다. 마이크로소프트도 유사한 기술인 ‘윈도인더카(windows in the car)’를 발표했다. 윈도인터카는 윈도폰 스마트폰과 자동차를 연결한다. 윈도폰8에 적용된 타일 화면을 자동차에서도 이용할 수 있다.

MS는 윈도인더카에 국제표준규격인 미러링크를 사용했다. 미러링크는 CCC(Car Connectivity Consortium)에 의해 제안된 표준규격이다. 그러나 애플, 구글 등 스마트폰 주요 스마트폰 운영체제 업체들이 미러링크 대신 독자적인 기술을 공급함에 따라 미러링크에 대한 관심음 다소 줄고 있는 상황이다.

다만 자동차 업체들이 100% 미러링 기술에 의존하는 것은 아니다. 자동차 업체들은 IVI 시스템을 통해 독자적인 사용자경험을 제공하고자하기 때문이다. 미러링 기술을 이용하면 자동차의 독자적인 브랜드 경험을 제공하지는 못하고, 스마트폰에 브랜드 경험을 내줘야 한다. 이에 대해 윈드리버는 “고급 자동차는 독립적인 IVI 시스템을 도입하고, 저가 자동차는 스마트폰과 연결하는 것이 자동차 업계의 트렌드”라고 말했다.

스마트카, ‘편리’보다 중요한 ‘안전’
자동차 업계는 2009년 토요타 리콜 사태로 큰 충격에 빠졌다. 토요타는 그 해 미국에서 급발진 논란에 휘말리기 시작해 집단 소송을 낸 원고들에게 11억달러를 물어주고 차량 1020만여대를 리콜했다. 사상 최대의 사고였다. ‘품질’에 대한 신뢰로 세계 최고의 자리에 오른 토요타에는 치명적인 사건이었다.

토요타를 한 순간에 추락시킨 이번 사건은 소프트웨어의 결함 때문에 벌어진 것으로 드러났다. 전자제어장치(ECU)에 내장된 SW의 오류가 문제를 일으킨 것이다. 이처럼 자동차가 전자기기화 되면서 안전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기계장치에 비해 전자장치는 오류를 내재할 가능성이 높고, 이는 대형 사고로 이어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안전을 위한 각종 규제들이 표준으로 제정되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ISO 26262와 오토사(AUTOSAR)다. ISO 26262는 자동차 기능 안전성 국제표준으로, 소프트웨어와 전자부품의 오류로 인한 사고를 방지하고 전장(電裝)시스템의 안전성을 확보하기 위해 독일의 주도로 국제표준화기구(ISO)가 2011년 11월 제정한 것이다. 세계 10개국 27개 자동차 제조사 및 부품 공급사가 개발에 참여했다.

▲오토사는 차량 전장부품용 임베디드 소프트웨어 사용 급증에 대응하기 위해 만들어진 표준화된 플랫폼이다.

ISO 26262가 발표되기 이전에 자동차 업계는 IEC 61508라는 표준을 따랐었다. 이는 일반 전기전자 장치의 안전에 관한 포괄적 규격으로, 화학공장과 같이 주로 공정 산업을 대상으로 적용되던 것이다. ISO 26262는 IEC 61508를 자동차에 맞도록 특화시킨 표준이라고 볼 수 있다.

ISO 26262는 기능 안전성 관리, 구상 단계, 제품 개발 (시스템 레벨, 하드웨어 레벨, 소프트웨어 레벨), 생산 및 운영, 지원 프로세스 등 총 10개의 파트로 구성돼 있으며 총43개의 요구사항 및 권고 사항 등이 총 400페이지에 담겨 있다.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모두 V모델 개발 프로세스를 따르고 시스템을 설계한 후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개발이 병행된다.

ISO 26262에서는 프로세스, 위험 평가(risk assessment), 방법론(method) 등 3가지를 규정고 있으며, 그 중에서도 기능안전 활동은 프로세스 개선 활동이라고 불릴 정도로 프로세스가 중요시 된다. ISO 26262에서는 안전성보전등급을 위험에 노출 가능성(probability of exposure), 위험의 잠재적 심각도(potential severity), 통제 가능성(controllability)에 따라 차량 안전성 보전등급을 결정한다. ISO26262는 2014년 첫 번째 버전, 2015년 두 번째 버전이 선보였다. ISO26262 버전2에는 버스, 트럭, 원동기 등 특수 자동차 및 차량용 반도체(마이크로 컨트롤러) 등에 대한 규격도 포함됐다.

오토사(AUTOSAR)는 ‘개방형 자동차 표준 소프트웨어 구조(AUTomotive Open System ARchitecture)’의 줄임말이다. 차량 전장부품용 임베디드 소프트웨어 사용 급증에 대응하기 위해 만들어진 표준화된 플랫폼이다. 최초에는 BMW, 다임러, 보쉬, 콘티넨털, 폭스바겐이 논의하고 있었으나 2002년 지멘스 VDO가 합류하며 2003년에 공식적으로 받아들여졌다. 그후 포드, GM, 도요타, 푸조가 함께 참여하고 콘티넨털이 2007년 지멘스 VDO를 인수함에 따라 9개 회사가 핵심을 이룬다. 2015년까지 대부분 자동차 SW가 오토사 기반으로 소프트웨어를 개발할 것으로 전망된다.

CMMI나 A(Automotive)-SPICE와 같은 소프트웨어 품질 보증을 위한 개발 프로세스도 따라야 한다. CMMI는 미국 국방성의 지원 아래 카네기 멜론 대학 소프트웨어 공학연구소(SEI)가 소프트웨어 CMM과 시스템 엔지니어링 CMM 등의 요소를 통합해 개발한 것이다. A(Automotive)-SPICE는 소프트웨어 개발 표준인 SPICE(Software Process Improve ment Capability Etermination)를 자동차에 맞게 변형한 것이다. CMMI는 주로 미주에서, A-SPICE는 유럽에서 주로 준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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