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디스플레이 업계 수요부진 가격하락 이중고

2016.02.29 08:0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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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LG디스플레이, SK하이닉스 등 국내 주요 반도체 업체의 2015년 실적발표가 마무리됐다. 그 어느 때보다 글로벌 경제에 대한 불확실성이 가중되고 있는 상황에서 업체별로 사업 재조정은 물론 설비투자에 대한 신중한 접근이 이뤄지고 있다. 올해 전 세계 반도체 시장은 작년보다 다소 나아지리라는 전망이 우세하지만 D램 가격의 지속적인 하락 속에서 낸드플래시 시장에서의 수익성 확보, 중국의 견제를 어떻게 극복하느냐가 관건이다.

먼저 삼성전자는 2015년 4분기 매출 53조3200억원, 영업이익 6조1400억원의 실적을 기록했다. 연간기준으로는 매출 200조6500억원, 영업이익 26조4100억원이다. 4분기는 소비자가전(CE)부문을 중심으로 매출은 다소 증가했지만 유가 급락 등 불안정한 글로벌 경제 상황으로 인해 IT 수요가 둔화되면서 D램과 액정표시장치(LCD)패널 가격이 약세를 보여 부품 사업을 중심으로 영업이익이 감소했다. 3분기에는 부품사업을 중심으로 긍정적인 환 영향이 있었지만 4분기는 원화 강세로 세트사업을 중심으로 4000억원 수준의 부정적 환 영향이 발생했다.

부품 사업의 경우 메모리는 수요 약세에 따른 판매 감소로 실적이 둔화됐고 디스플레이(DP)는 LCD 패널의 판가 하락 및 판매량 감소로 실적이 하락했다. 반도체는 4분기 매출 13조2100억원, 영업이익 2조8000억원을 기록했다. 4분기 메모리 시장은 신규 스마트폰 출시와 탑재 용량의 증가 등 모바일용 제품 수요가 늘어났고 서버용 고용량 제품 수요도 견조했다. 그럼에도 전 분기에 이어 PC향 수요 약세가 지속돼 실적이 전 분기 대비 감소했다. 시스템LSI 사업은 시스템온칩(SoC) 제품 등의 성수기 효과가 둔화됐지만 파운드리 분야에서 14나노 공급 증가에 힘입어 전분기 대비 실적이 개선됐다.

2016년 1분기 메모리 시장은 IT업계의 성장 둔화 가능성 등 불확실한 대외 요인이 문제다. 삼성전자는 고용량 제품 수요 확대와 응용처별 탑재량 증가가 수요를 견인할 것으로 전망된다. D램의 경우 20나노 공정 비중 확대, 10나노급 공정 개발 등 차별화된 고부가가치 제품 판매 확대에 주력한다. 낸드플래시는 고용량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3세대 V낸드 비중 확대를 통해 제품 경쟁력을 강화해 나갈 방침이다.

2016년 시스템LSI는 모바일 수요 둔화에 대한 우려에도 불구하고 2세대 14나노 공정 양산, 거래선 다변화, 제품 라인업 확대를 통해 중장기 성장 기반을 강화할 계획이다. 더불어 DP사업은 매출 6조5300억원, 영업이익 3000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4분기 OLED 패널의 판매량 증가에도 불구하고 LCD 대형 패널의 판매량 감소와 판매가격 하락 등으로 전분기 대비 실적이 감소됐다. 2016년 LCD 시장은 디스플레이 업계의 공급 증가가 이어지는 가운데 패널 수요도 역성장해 시황이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전자는 LCD 원가 개선과 재고 건전성 확보를 위해 노력할 계획이다. 또한 OLED 제품군 다변화와 고객기반 확보에 주력하면서 중장기 성장 동력인 플렉서블 OLED 디스플레이의 기술수준 향상과 생산성 증대를 통해 시장 리더십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전반적으로 2016년은 전반적인 IT 수요 약세로 전년 수준의 실적 유지가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는 부품사업의 전략 제품 매출 확대 등을 통해 수익성을 유지하고 중장기 사업 경쟁력 강화에 주력할 계획이다. D램이 DDR4/LPDDR4 등 고성능 제품의 수요가 증가함에 따라 차별화된 수익기반을 확보하고 10나노급 공정 개발을 통해 확고한 기술 경쟁력 우위를 확보할 방침이다. 낸드플래시는 3D 기술을 접목한 V낸드의 3세대 양산을 본격화해 고용량 스토리지 성장을 주도할 계획이다.

▲반도체 업계는 원가절감과 미세공정 전환을 통해 D램 시장에 대응한다는 계획이다.

시스템LSI는 14나노 이하 공정 경쟁력을 바탕으로 파운드리 거래선 다변화, 시스템온칩(SoC) 제품 라인업 확대를 통해 안정적 수익을 창출할 예정이다. 유기발광다이오드(OLED)는 플렉서블 디스플레이의 기술 향상과 생산성 증대에 주력한다. 투명, 미러 디스플레이 등 신규 적용 분야 개발을 통해 중장기 성장 동력을 확보할 계획이다.

패널가격 하락에 시달린 LG디스플레이
LG디스플레이는 2015년 4분기 매출 7조4957억원, 영업이익 606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10.1%, 90.3% 줄어든 것이다. TV 등 전방산업의 부진, 중국 업체의 패널 생산량이 줄지 않아 발생한 판가하락으로 이익 지표에 악영향을 끼쳤다. 상반기 환율 덕분에 연간실적은 매출 28조3838억원, 영업이익 1조6255억원을 나타냈다. 전년 동기 대비 7.3%, 19.8% 증가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황이 계속해서 좋지 않기 때문에 당기순이익은 마이너스 135억원으로 적자전환했다. 이익이 줄어든 이유는 패널 가격이 하락했기 때문이다. TV용 패널 가격은 작년 상반기부터 지속적인 하락세다. 신흥국 통화 약세로 TV 완성품 업체의 수요는 줄었지만 패널 업체는 공급을 줄이지 않고 있다. 이는 재고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

작년 글로벌 TV 출하량은 2억2000만대 수준인데 패널 공급량은 2억6000만대로 4000만대의 차이를 보인다. 업계에서는 적절한 수준의 패널 재고를 14% 정도로 보고 있는데 장거리 운송이 필요한 것을 현지에서 생산하고 값비싼 IT 패널을 TV 패널로 대체하는 등의 수요를 감안하면 올해 넘어온 패널 재고는 800만대로 예상된다. 결국 이 재고는 그대로 패널 업체가 감수해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국 패널 업체는 감산 조짐을 보이지 않고 있다.

▲디스플레이 업계도 플렉서블 OLED와 같은 차별화된 제품을 내세울 계획이지만 LCD 패널 재고 문제는 어떻게든 발목을 잡을 것으로 보인다.


LG디스플레이는 차별화된 제품 비중 확대를 통해 수익성 개선으로 보통주 1주당 500원을 현금배당하기로 했다고 공시했다. 이와 함께 대형 OLED 디스플레이 생산 시설 증설에 4600억원을 투자한다고 덧붙였다. LG디스플레이는 “OLED TV 경쟁력을 강화하고 시장 수요 확대에 대응하기 위한 투자”라며 “이번 1분기부터 투자를 시작해 2017년 2분기까지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SK하이닉스, 영업이익 1조원 달성 실패
SK하이닉스는 2015년 4분기 매출 4조4160억원, 영업이익 9889억원, 당기순이익 8714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분기 대비 매출은 10.3%, 영업이익은 28.5%, 당기순이익은 16.9% 줄어든 것이다. 이와 함께 2년 만에 처음으로 분기 기준 영업이익 1조원 달성에 실패했다. D램과 낸드플래시 제품의 수요 둔화 및 가격하락세 지속으로 4분기 매출은 전분기보다 줄었으나 연간으로는 최대 매출을 나타냈다. D램은 모바일 기기의 수요 둔화와 가격하락이 큰 컴퓨팅 D램 판매 대응을 자제하며 판매량이 소폭 줄었다.

또한 상대적으로 가격 하락률이 적었던 모바일 D램의 판매비중은 확대됐다. 낸드플래시는 모바일 임베디드(내장형 제어) 제품 수요 둔화로 인해 단퓸 판매 비중이 늘어났다. 이로 인해 평균판매단가(ASP) 하락이 심화됐다. 여기에 매출이 떨어지면서 영업이익률도 감소했다. 그래도 여전히 20% 이상의 영업이익률은 유지했다.

더불어 감가상각비 증가에도 불구하고 D램 출하량 감소와 일회성 인건비 감소로 매출원가는 감소했다. 연간 영업이익은 5조3360억원으로 사상 최대를 기록한 것은 주목할 만하다. SK하이닉스는 “20나노 초반급 D램을 본격 양산하는 한편 10나노급 D램 개발에 역량을 집중해 향후 경쟁력을 강화할 것”이라고 전했다.

반도체·디스플레이 업계 ‘보릿고개’ 넘기
국내 반도체 업체의 주력 제품인 D램은 가격 하락세가 꺾이질 않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작년 12월 31일자 주력 D램 고정거래가격은 1.72달러로 1월 3.38달러 대비 49% 감소했다. D램 가격이 떨어지면 결국 수익성이 악화된다. 이로 인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2015년 4분기 실적은 시장 기대치를 충족시키지 못했다. 눈으로 보이는 수치보다 더 우려스러운 것은 시장의 불확실성이다. 통화약세와 같은 변수는 언제 어떻게 바뀔지 예상하기가 무척 어렵기 때문이다. 더욱이 스마트폰 성장률이 둔화되면서 극적인 변화를 기대하기가 어려운 상황이다.

실제로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SA)는 작년 스마트폰 시장 규모를 전년 대비 10% 중반 성장한 14억7000만대 수준으로 내다봤다. 과거 스마트폰 시장의 연평균성장률은 30~40%에 달했으나 최근에는 예전만큼의 기세는 찾아보기 어렵다.올해는 한 자릿수 성장에 그칠 것으로 보여서 D램 시장에 긍정적인 요소로 작용하기는 힘들다. 결국 남은 해법은 어느 정도 수익성을 확보할 수 있는 미세공정 전환 작업이 계속해서 이뤄져야 한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삼성전자는 18나노 D램 개발을 마치고 조만간 양산에 나설 방침이다. SK하이닉스는 이천 M14 신규 공장에서 21나노 공정 D램 생산을 시작할 계획이다.

그나마 낸드플래시에서 숨통이 트일 가능성이 보인다. 시장조사업체 VLSI리서치 리스토 푸학카 연구원은 “작년이 최악의 해는 아니었으나 올해까지 전방산업의 가격 하락 압박이 후방산업에 지속적으로 영향을 줄 것”이라며 “D램은 2017년 공급과잉이 해소되면서 높은 성장을 보일 것이며 낸드플래시는 계속해서 견조한 성장이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낸드플래시 시장은 내년부터 시장 매출 규모가 8%대로 올라설 전망이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도시바 등이 3D 낸드 양산 규모를 늘리고 시장에 적극적으로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디스플레이 시장도 반도체와 마찬가지로 치킨게임 양상이다. 시장조사업체 IHS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LCD 과잉공급 현상이 중국의 공격적인 투자와 높은 팹 가동률에 의해 악화됐다고 분석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대면적 LCD의 공급량은 수요량보다 14% 더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

▲대형패널 공급초과비율[자료 IHS, 단위 %]

지난해 초과공급율은 12%였는데 올해는 이 수치가 더 확대됐다. 중국 정부는 그동안 스타트업과 LCD업체에 인프라 비용에 대한 보조금을 지원해왔다. 이 때문에 중국 LCD 업체가 높은 생산 목표를 유지하면서 생산량을 늘리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반면 러시아와 브라질, 다른 신흥 국가에서는 통화 가치 하락과 더딘 경제회복 때문에 LCD TV의 수요가 기대만큼 늘지 않았다.

보고서는 중국 LCD 업체가 올해 중순쯤에 공장가동률을 조정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에 따라 LCD 과잉공급은 내년 하반기쯤 완화될 것으로 예측했다. IHS 요시오 타무라 연구원은 “만약 중국 제조업체가 팹 가동률을 올해 안에 낮추지 않으면 전 세계 LCD 공급업체의 매출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지적했다.

▲국가별 8세대 이상 Fab 가동률[자료 IHS, 단위 %]

한편 디스플레이 업계에서는 새로운 시장으로 자동차를 겨냥하고 있다. IHS에 따르면 자동차용 디스플레이는 2015년 기준으로 10억달러에 조금 미치지 못하는 시장규모를 기록했지만 연평균 11%의 높은 성장률을 나타내면서 디스플레이 업체의 팹 가동률을 40% 이상 끌어올릴 것으로 내다봤다. 자동차용 디스플레이는 크게 헤드업디스플레이(HUD), 센터-스택 디스플레이(Center Stack Display), 계기판(instrument cluster) 등으로 나뉜다.

이 가운데 가장 적극적으로 액정표시장치(LCD)가 적용되는 디스플레이는 계기판이다. 지난 2014년 자동차 계기판용 LCD 패널의 출하량은 3020만대에 달한 상태다. 이 같은 성장세는 지속될 전망이다. IHS는 2018년 자동차 계기판용 LCD 패널 출하량이 5000만대에 이를 것이라고 예상했다. 시장규모는 2015년 40억달러에서 2021년 90억달러로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IHS는 “자동차용 디스플레이는 완성차 업체가 더 큰 디스플레이를 원하는 경향에 따라 2010년대 후반부터 급성장이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적용되는 애플리케이션(분야)에 따라 디스플레이 크기가 다양해지겠지만 전반적인 화면크기의 대형화는 확실한 분위기다.

<이수환 기자> shulee@insightsemico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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