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고점 논란, 업계와 외부의 엇갈린 시선

2018.11.06 17:3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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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데일리 신현석기자] 메모리 반도체 산업이 고점에 다다랐다는 일부 관측에 대해 국내 반도체 장비업계는 대체로 동의하지 않는 분위기다. 수요와 공급 요인이 언제 어떻게 조응하느냐가 중요할 것이란 관측이 제기된다.

일단 올해 말과 내년 1~2분기 정도까지는 비수기에 적절히 대응해야 하는 상황인 만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설비투자(CAPEX)를 줄일 가능성이 크다. 다만, ‘고점’이라 부를 만큼의 비관적인 상황은 아니라는 것이 장비 업계의 대체적인 견해다. 한 장비 업계 관계자는 “시장에서는 메모리에 대한 부정적인 얘기가 많이 나오는데 실제로는 대체로 내년 전망을 어둡게 보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현재 반도체 관련 종목은 고점 논란뿐 아니라 매크로(거시경제) 변수가 큰 영향을 끼치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메모리 고점 우려보다 미·중 무역전쟁, 인텔 CPU 공급 부족 등 다른 요소에 주목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고점 논란은 이미 관련 주식에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미국이 중국 반도체를 압박하면서 반사이익을 볼 것이란 기대감도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3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을 통해 내년 1~2분기 정도까지 이어질 메모리 가격 하락, 비수기 등 영향에 맞춰 공급을 유연하게 조절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내년 2분기나 하반기 들어선 가격 하락이 완화될 수 있다고 봤다.

국내 반도체 장비업계의 전망도 삼성전자, SK하이닉스와 비슷하다. 특히 현재 시장에서 제기하는 우려가 현실과 동떨어졌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내년 투자를 줄일 것이란 관측에 대해선 4차 산업혁명 등 기대 수요를 수치화하기 어려워 계획을 보수적으로 세웠을 뿐이란 해석도 나온다.

반도체 장비 업계 관계자는 “4차 산업혁명을 구체적으로 수치화하기 어렵다. 관련 수치를 투자 계획에 넣을 수 없는 이유다. 삼성과 SK하이닉스가 비수기에 유연하게 대응하고 투자를 줄이려는 움직임도 이 영향이 있다. 이를 두고 업황이 꺾였다고 하기에는 섣부르다고 본다”라며 “실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도 같은 얘기를 한다. 예측 가능한 수요와 예측이 불가능한 수요가 혼재돼 문제지 전체적으로 내년은 수요가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증권업계에선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내년 투자가 올해와 비슷하거나 소폭 줄 것으로 보고 있다. 비수기인 올해 말과 내년 초보다는 내년 하반기에 투자가 집중될 것이란 관측이다.

D램과 낸드 가격 하락이 언제까지 이어질지에 대해선 여전히 전망이 엇갈린다. 이에 대해 장비업계는 대체로 희망적인 관측을 내놓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가격이 하락하면 반발 수요가 나온다. 그러면 오히려 수요가 예상치를 웃돈다. 그런 측면을 고려하면 내년 반도체도 어렵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낸드에 기대를 거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한 장비 업계 관계자는 “D램 설비투자는 일단 올해 대비 줄 것으로 예상하지만, 낸드는 내년 늘어나 이를 커버할 것으로 보인다”라고 예상했다.

실제 비수기 기간 D램 설비투자가 불명확해졌다는 관측이 많다. 다만, SK하이닉스를 중심으로 낸드 개발 및 투자가 활발히 전개되고 있다. 중국의 낸드 시장 진입도 가시화되고 있다. 칭화유니그룹 자회사 양쯔메모리테크놀로지(YMTC)는 내년 말 64단 3D 낸드를 양산할 계획이다.

한편, 비수기 기간의 설비투자가 증권업계 예상과 달리 양호한 수준일 것이란 관측도 제기된다. 업계 관계자는 “아직은 내년 투자 전망에 대해 지나치게 극단적으로 비관할 상황은 아니다. 어느 정도 양호한 수준의 설비 투자가 진행될 것으로 보고 있다”라며 “이제는 과거와 다른 새로운 기술, 서비스와 AI(인공지능) 시대에 맞춘 반도체 수요 등이 있기에 지금보다 높은 수준에서 설비투자가 이뤄질 것이며 예전처럼 치킨게임을 해서 오르는 시대는 다시 오기 힘들 것이다. 지금의 위기가 엄청난 기복을 동반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고객사로 둔 업체 관계자는 “아직은 내년 설비투자가 어떻게 될지 모른다. 고객사 사업계획을 보면 12월 초에 윤곽이 나온다”라며 희망을 내비쳤다.

<신현석 기자>shs11@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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