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K하이닉스 ‘中 인력 유출’ 대책 회의, “원천봉쇄 어려워”

2018.11.22 10:22:00
  • 프린트


[디지털데일리 신현석기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산업통상자원부(이하 산업부)와 수개월 전부터 ‘중국 반도체 인력 유출’ 관련 회의를 진행하고 있으나 구체적인 대책 마련에는 이르지 못한 것으로 파악된다. 아직은 서로 관련 내용을 공유하고 논의하는 단계다.

산업부에 따르면, 이 대책 회의는 ‘산업기술보안협의회’라고 불리며 대략 올해 6~7월쯤 시작됐다. 한두 달마다 한 번씩 열리고 있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는 보안 담당 임원과 실무자가 각각 2~3명 정도씩 참석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산업부, 삼성전자, SK하이닉스 외에 한국반도체산업협회 관계자도 참여한다. 이번 달에도 한 차례 진행됐다.

이 회의에 참석했던 산업부 관계자는 “기본적으로 인력관리 인식을 공유하는 것 외에 중국으로 나가는 인력을 어떻게 할 것이냐를 논의했다”라며 “그러나 직업 선택의 자유와 결부돼 있어, 전직 금지 약정을 맺는다 해도 중국 업체로의 이직을 막기는 아직 어렵다는 쪽으로 의견이 모아진다”라고 말했다.

이어 “현역 인력이 국내에 잔류하면서 그동안 쌓은 지식과 노하우를 학생이나 관련 종사자에 공유하는 형식의 사업을 검토하는 방안으로 얘기가 조금 진행되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이 회의에서는 인력 유출뿐 아니라 기술 유출이나 보안 관련 문제도 다룬다. 최근 인력 유출 문제가 다시 이슈화되면서 관련 논의가 더 잦아진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산업부 모두 중국으로 나가는 인력을 원천 봉쇄하기는 어렵다고 보는 것으로 전해진다.

다른 산업부 관계자는 “제도적으로 수출 신고·승인 제도가 있다. 산업 기술 보호에 관한 법률이다. 기업이 M&A(인수합병)를 하거나 기술을 수출할 때 산업부 승인을 받도록 돼 있다”라며 “하지만 인력 쪽은 ‘직업 선택의 자유’가 있어 기업이 직원 퇴사 시 자율적으로 전직 금지 등 각서를 작성하는 식으로 한다. 직접 아예 해외에 취업을 못 하게 하는 방법은 없다”라고 설명했다.

실제 올해 삼성전자에서 D램 설계를 담당했던 한 임원(상무)이 중국 국영 반도체 기업 이노트론으로 이직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인력 유출’ 문제가 다시 수면 위로 올라왔다. 이 임원은 삼성전자에 있다가 작년 말 삼성SDI로 발령 나고 수개월 만에 퇴사한 뒤 이노트론으로 이직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그분이 우리 회사 출신이었고 삼성SDI로 옮겼던 것도 맞다. 다만 퇴직자 거취에 대해선 굳이 알아보지 않는다”라며 “일반적으로 (퇴직 시) 업계 상식에 맞춰 전직 금지를 따르도록 권유한다. 그래도 계속 붙잡을 방법은 없다.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핵심 인재들을 최대한 잘 대접해 다른 곳으로 옮길만한 요인을 주지 않는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어느 나라도 퇴직 후 다른 기업으로의 취직을 완전히 막거나 통제하는 나라는 없는 것으로 안다. 헌법과 배치될 수 있는 부분이기 때문”이라며 “기업에서 자율적으로 하는 전직 금지나 겸업 금지 등도 민사 쪽에서 다툼의 여지가 있다. 개인이 직장을 옮기면 더 좋은 급여를 받을 수 있는데, 현 직장 내에서 그에 상응하는 급여나 보상이 주어지지 않을 시 전직 금지 등 체결 약정이 타당하지 못하다는 내용의 소송이 계속 진행되고 있다”라고 말했다.

<신현석 기자>shs11@ddaily.co.kr

  • 프린트